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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d i a r y

5살의 인어공주 책.

 



어쩌면 그 많은 디즈니 공주들 속에서 인어공주가 제일  매력있어 보이는 게,
어쩌면 e book의 저렴함을 뿌리치고 종이 책을 좋아하는 게,
어쩌면 새드엔딩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 게,

이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나의 5살,
갓난 아기였던 남동생은 엄마 품에 안겨 빽빽 울고 있었고,
나의 키는 책방 카운토 끝에도 못미치는 아주 작은 키였다.

어두운 색의 책장들에 기가 눌렸던 건지 그많은 책들이 신기했던 건지
고개를 치켜들고 두리번 두리번 거렸더랬다.

한손은 남동생 달래랴 한손은 이곳저곳 누비려는 내 손 잡으랴,
정신 없던 와중에도 엄마는 나에게 물었었지


"어떤 공주님이 좋아 수진아?"

무슨 대답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바닷속을 좋아하는 날 위해 당신 스스로가 인어공주로 정하셨나 보다.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때도, 일요일 아빠따라 운동장엘 갈때도
늘 내품에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라
책 속의 나의 이름이 있고,
인어공주가 왕자를 구할때 내가 곁에 있다니!
5살 아이에겐 넋을 잃고 매료 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ㅎㅎ


지금 이렇게 보고 있자니,
진짜(?) 인어공주 얼굴도 아니고
(픽사에서 나온 그 인어공주 말이다)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나의 첫 책이자, 오롯이 나의 첫 소유였던 소중한 보물.
아직도 멀리 떠나있다 오거나, 책장 정리 할 때면,
이 책부터 찾곤 한다.



훗날 나의 예쁜 아이에게도 꼭 이 동화책을 만들어 줄 생각이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그 책을 간직하며 자라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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