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몰랐으나 지금은 보이는 것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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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금수저였다.
아버지가 죽기 전 백작 신분이었으며 죽은 뒤 계모로 인해 하녀로 살아갔더라는.
고로 현대판 신데렐라라는 말은 모순이라는 것.
게다가 집이 어.마.어.마무시하다.
분수까지 있는 대저택에 방 높이는 족히 6m는 되보인다. 살벌하다.
백작의 딸 정도였다면 어쩌면 유리구두가 아니었어도 결혼가능성은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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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대에도 을은 힘들었다.
왕이 생각보다 독단적이고 다분히 전사적이다.
당장 아들의 처를 구하기 위해 오늘 저녁에 파티를 열라는.
오늘 당장은 힘들다는 신하 말에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지며 고함고함을.
결국 파티를 가까스로 여는데, 왕자와 신데렐라가 눈이 맞은걸 보고 흐뭇해하며 신하에게 저 아가씨를 놓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나 뭐 누구나 알다시피 신데렐라는 12시에 도망치 듯 가버리는데,
뒤따라오는건 왕자가 아닌 그 신하.
지금 신데렐라가 가버린걸 왕이 안다면..으으
똥줄이 타는 신하는 당장 문을 봉쇄하라하며 허겁지겁 뒤쫓아가는데 웬걸 성 밖까지 따라가다 놓치고 만다.
이를 안 왕은 손에 잡히는 거라곤 다 신하에게
던지는데, 이거이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렸다.
을의 인생은 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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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는 정말 악할까.
악하기 보단 얄밉다 어쩌면 두 언니보다 더.
차라리 싫어 할거면 두 언니처럼 대놓고 욕해주는게 낫다.
다만 계모는 신데렐라를 위하는 척 배려하지만 늘 뒤에는 그 꿍꿍이가 있었지.
손에 피 안묻히는 스타일.
그래도 어느 누가 그녀를 욕하리
아비를 여의고 자기 친 딸을 위해 살아가는 한 집안의 가장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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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큼한 왕자같으니라구
12시가 울렸는데 안보내려하는 그 다급함을 봤다. 나는 봤어.
대사는 "지금 가버리면 난 어떡하란 말인가요?"였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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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어봐 본 동물이라
신데렐라도 인성이 좋았지만 쥐와 강아지들도 인(?)성이 좋은가보다.
금수가 사람이 되어 봤는데 아무 욕심없이 다시 짐승으로 돌아 갈 수 있었을까.
일말의 아쉬움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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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에도 예술은 존재했다.
영상미하며 음악하며 세상에나마상에나
이건 또 10년뒤에 봐도 안 촌스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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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릴 때보고 성인이 되서는 처음
본 것 같다. 신데렐라.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공중파에 틀었다하면 현대판 신데렐라들이 드글되니 그랬었을지도.
요즈음은 신데렐라 아닌 것 처~럼 해놓고 결국 신데렐라 스토리인 드라마들이 많지만.
보고나니 여전히 참 예쁜 이야기구나란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아기공룡 둘리가 얄밉고 고길동이 불쌍해보인다라는 걸 다시 느껴 본 것 같다.
역시 어릴때나 지금이나 동화는 교훈을 준다는 거.
다음 편은 미녀와 야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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